세계 최대 국부펀드 노르웨이연금, 고려아연 집중투표제에 '반대'

2025. 1. 19. 01:41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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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연금(GPFG)을 운영하는 **노르웨이중앙은행투자청(NBIM)**이 오는 1월 23일 열리는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에서 핵심 의결 안건으로 상정된 집중투표제 도입이사 수 상한제 도입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NBIM은 고려아연 지분 약 1.04%(의결권 기준)를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관투자자로서의 영향력 덕분에 이번 주총의 주요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이번 의사 결정은 주주 이익 보호와 기업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에 기반한 글로벌 투자 전략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집중투표제와 이사 수 상한제 도입에 반대

NBIM은 18일 발표한 공식 입장에서 "효율적인 이사회 운영과 주주 보호를 위해서는 책임감 있는 이사회 구성 절차가 필요하다"며 집중투표제 도입에 대해 명확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집중투표제는 소액주주들이 이사 선임에 보다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지만, NBIM은 해당 제도가 이사회 구성의 균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또한, 이사의 수를 19명으로 제한하겠다는 정관 변경안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내며 "이사회 및 주주 보호 관점에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결정은 노르웨이연금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 이익 보호에 대해 얼마나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사 선임과 관련된 지지 방향

NBIM은 이번 주총에서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 7명을 모두 반대하고, 반대로 고려아연의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 및 영풍이 추천한 후보 14명을 전적으로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와 관련해 NBIM은 "이사회가 주주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하지 않는 경우, 주주들은 변화를 요구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며 주주로서의 적극적인 행동주의를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투자자의 입장을 넘어 기업의 운영 구조와 의사 결정 프로세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고려아연의 의결권 분포와 주총의 주요 변수

고려아연의 의결권 구조는 이미 1대 주주인 MBK파트너스 및 영풍 측(46.7%)과 최윤범 회장 측(20.4%)을 중심으로 대다수의 방향성이 정해져 있다. 국민연금과 미국의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집중투표제 도입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반면, NBIM은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며 이번 주총에서 결과를 더욱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특히, 이번 임시 주총에서는 3%룰이 적용되기 때문에 대주주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이에 따라, 지분율은 작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소수 주주의 영향력이 더 커질 전망이다. 노르웨이연금의 경우, 의결권 비중이 약 1.7%로 추산되며, 이는 전체 주총 결과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노르웨이연금의 글로벌 투자 전략과 한국 기업 투자

노르웨이연금은 1997년 설립 이래 약 20조 크로네(한화 약 2500조 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하며 전 세계 66개국 8763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GPFG는 투자 안정성과 기업의 장기적 성과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의결권 행사와 관련된 철저한 내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삼성전자(1.9%), SK하이닉스(1.9%), 현대차(2.0%), 신한금융지주(2.2%) 등 주요 대기업에 꾸준히 투자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특히, GPFG는 단순히 자본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기업 지배구조와 지속 가능성 평가 등 비재무적 요소에도 적극적인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고려아연 사례 역시 이러한 투자 철학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국내외 주요 투자자들의 의견 갈등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 선임을 둘러싸고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이번 임시 주총의 결과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노르웨이연금을 비롯한 글로벌 연기금들은 주로 기업의 장기적인 성과와 투명한 지배구조를 중시하며, 이를 기준으로 찬반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반면, 국민연금 등 일부 국내 투자자들은 소액주주의 권익을 강화하는 방향에 더 방점을 두고 있는 모습이다.

오는 23일, 주총 결과의 향방은?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는 오는 23일 열리며, 집중투표제 도입 여부와 이사 선임 안건이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입장이 엇갈린 가운데, 이번 주총에서 나온 결과는 고려아연의 향후 이사회 운영 방향과 더불어 국내 기업 지배구조 논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글로벌 투자자들과 국내 투자자들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주주 권리와 기업 운영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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